빵만들기 전체 공정은 중요한 작업에 따라 몇몇 단계가 있습니다. 대략적인 흐름을 살펴보면 크게 믹싱, 1차 발효, 분할, 중간 발효, 성형, 2차 발효, 굽기에 따라 빵은 만들어집니다. 각각의 단계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핵심 위주로 빵만들기의 공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믹싱
제빵에 있어서 특정 품목을 완성하기 위한 재료가 준비가 됐다면 일단 믹싱부터 시작합니다. 믹싱이란 빵의 주원료인 밀가루, 물, 이스트 등을 믹서 볼에 넣어서 혼합하고 수화시키면서 하나의 반죽 덩어리로 만들어 가는 과정입니다. 믹싱은 그냥 단순히 섞는 작업처럼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작은 차이로 결과물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믹싱 과정을 초기, 중기, 후기로 분류할 수 있는데 각 단계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믹싱의 목적은 다릅니다. 따라서 작업자는 그 단계별 목적이 실패 없이 이루어지도록 주의를 기울여야만 합니다. 믹싱 초기에는 각각의 재료들이 한곳에 집중되지 않고 골고루 분산되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이 시기에 밀가루 등 가루 재료의 수화가 이루어져 재료들은 끈적끈적한 한 덩어리를 형성합니다. 따라서 너무 빠른 속도로 재료를 섞지 말아야 합니다. 천천히 저속으로 섞어가면서 재료들이 뭉치지 않고 잘 혼합되도록 하는 편이 좋습니다. 믹싱 중기에서는 뭉쳐진 끈적끈적한 덩어리가 점점 탄성을 가지는 단계입니다. 탄성이 생기는 이유는 밀가루 속 단백질이 물을 흡수하면서 글루텐이 생성되었기 때문입니다. 글루텐은 거미줄처럼 서로 연결된 특유의 조직체로서 이러한 조직이 탄성을 갖게 만듭니다. 믹싱 후기에서는 글루텐이 완전히 형성되어 반죽의 탄성이 극대화되는 단계입니다. 믹싱 초기에 가졌던 덩어리의 끈적끈적함은 사라지고 스프링처럼 탄력을 가진 덩어리는 이제 믹서볼의 가장자리에서 깔끔하게 떨어집니다. 그래서 이 단계를 클린업(clean up) 단계라고도 부릅니다. 이때는 글루텐 조직이 서로 단단히 연결되어 있어서 반죽을 조금 떼어 손가락으로 쭉 늘여보면 반죽이 투명한 얇은 막처럼 펼쳐집니다. 이 시점이 믹싱이 완성된 시점입니다.
2. 1차 발효와 가스 빼기
믹싱이 완성되면 바로 성형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시간 반죽을 숙성시키기 위해서 반죽을 가만히 두는데 이 과정을 발효라고 합니다. 보통 제빵 공정에서 발효과정은 1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2번에 걸쳐서 이루어집니다(중간발효까지 포함하면 3번). 그래서 믹싱이 끝난 후의 발효과정을 1차 발효라고 부릅니다. 1차 발효를 하는 동안 반죽은 이스트에 의해 발생된 이산화탄소로 부피가 점점 커집니다.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글루텐 조직에 의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반죽 안에 갇힙니다. 발효가 점점 진행되면서 이산화탄소도 점점 많아지고 그 결과 반죽도 부풀어 오르는 것입니다. 부피가 커지는 비율은 사용된 이스트 양, 작업온도, 반죽온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1차 발효의 목적은 반죽의 탄성을 얼마간 제거해서 반죽이 늘어지는 성질, 즉 신장성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따라서 반죽을 손가락으로 찔러보아서 탄성이 아직 남아 있으면 발효과정을 더 가져가야 합니다. 손가락으로 찌른 자국이 그대로 있으면서 서서히 위로 올라오려고 하는 정도가 적당한 시점입니다. 가스 빼기는 펀칭이라고도 하는데 반죽 내에서 만들어진 이산화탄소나 공기를 강제적으로 밖으로 빼주는 공정입니다. 또한 새로운 산소를 다시 공급해 이스트가 다시 활동을 하게 해 발효성을 높이는 역할도 합니다. 가스 빼기를 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발효가 끝난 반죽을 평평한 곳에 놓고 손바닥으로 가볍게 눌러주거나 아니면 반죽의 양쪽을 접고 위에서 꾹 눌러주면 됩니다. 이산화탄소가 빠지면 반죽 크기는 당연히 줄어듭니다.
3. 분할, 둥글리기 그리고 중간 발효
분할은 1차 발효가 끝난 반죽을 여러 개의 작은 크기로 자르는 공정입니다. 단순히 자르는 작업에만 그치는 건 아닙니다. 분할을 하면서 가스 빼기 작업에서 나가지 못한 이산화탄소가 빠지고 그러면서 반죽이 고른 상태로 정리됩니다. 발효된 반죽은 탄성이 약해져 있는 상태기 때문에 분할 작업을 하기 적당합니다. 분할을 할 때는 아무렇게나 눈대중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자저울을 이용해서 정확한 분할량을 측정해 가면서 해야 합니다. 이때 만들고자 하는 빵의 최종 크기를 고려해서 분할 무게를 정해야 합니다. 또한 반죽을 잡고서 마구 손으로 잡아떼면 안 되며 스크래퍼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반죽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깔끔하게 분할됩니다. 둥글리기는 분할된 반죽을 손으로 굴려서 동그랗게 만드는 것입니다. 둥글리기 작업은 글루텐 조직을 활성화시켜서 1차 발효 이후 느슨해진 반죽에 다시 탄력을 가지게 합니다. 둥글리기를 통해서도 여전히 남아있는 가스는 계속 빠집니다. 그래서 경험이 많은 제빵사들은 둥글리기를 통해서 완성품의 크기나 맛까지 생각하면서 이산화탄소의 빠지는 정도를 조절한다고 합니다. 분할, 둥글리기를 마쳤다면 중간발효에 들어갈 시간입니다. 중간발효는 벤치타임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성형을 하기 앞서 잠시 반죽에 휴식을 주는 과정입니다. 발효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1차, 2차 발효처럼 시간을 많이 들이는 게 아니라 10~30분 정도에서 마칩니다. 둥글리기로 탄성을 회복한 반죽에 약간의 신장성을 주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4. 성형, 2차 발효 그리고 굽기
중간발효를 마치면 이제 성형을 합니다. 성형 공정은 최종 완성품의 모양대로 반죽을 만드는 일입니다. 중간 발효로 반죽에 약간의 신장성이 생겼으므로 모양을 내기에 적합해진 상태입니다. 성형에서도 반죽의 상태를 유심히 살펴보면서 강약조절을 잘해야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반죽의 상태가 조금 강하다면 성형을 부드럽게 하는 편이 좋습니다. 성형 과정에서 반죽은 공기에 그대로 노출되기에 너무 시간을 많이 들이면 안 됩니다.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성형을 끝내고 2차 발효에 들어가야 합니다. 2차 발효는 빵의 모양으로 만들어진 반죽을 굽기 전에 다시 반죽의 긴장을 풀기 위해서 하는 공정입니다. 2차 발효로 성형된 반죽은 빵의 모양 그대로 부피가 커집니다. 따라서 직접적으로 빵의 볼륨과 연관이 있습니다. 오랜 경험을 통해서 적절하게 부피가 커진 2차 발효의 타이밍을 잡는 요령을 파악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온도와 습도를 알맞게 맞춘 발효기 안에 이루어집니다. 이 단계를 통과하면 마지막으로 제빵공정의 종착지인 굽기가 있습니다. 이때는 오븐의 온도와 굽는 시간에 대한 기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오븐 안에서는 반죽의 물리적, 화학적 반응이 동시에 일어납니다. 반죽을 오븐에 넣은 직후엔 이스트가 활발하게 활동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서 반죽이 팽창합니다.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반죽 내의 글루텐은 점점 연화되고 밀가루의 전분은 호화작용을 합니다. 수분이 증발되면서 반죽은 겉부터 건조해지며 또한 캐러멜화 반응을 일어나 빵 특유의 색깔이 나타납니다. 드디어 긴 여행을 떠난 재료들은 마침내 빵으로 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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