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베이킹 & 커피/제과

설탕과 물의 관계 - 보수성과 탈수성

by dantes 2024. 4. 8.
반응형

 

제과제빵에서 주재료는 밀가루, 설탕, 물, 달걀, 이스트, 소금 등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그중에서 설탕은 단맛을 내는 재료로서 단맛을 내는 것 이상의 여러 가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이미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설탕은 다양한 성질을 갖고 있는 재료입니다. 설탕이 물에 녹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겁니다. 물 용해성도 설탕의 여러 성질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는 설탕을 물에 녹여 단맛을 내는 재료로 자주 사용하곤 합니다. 또한 설탕은 고온에서 녹이면 걸쭉한 시럽으로 바뀌는 성질도 있습니다. 오늘은 베이킹에서의 설탕과 물의 관계와 역할에 대해서 수분의 종류, 설탕의 보수성과 탈수성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설탕 - 출처 : 픽사베이

 

 

 

설탕의 개요

설탕은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대표적인 감미제입니다. 감미제라는 것은 말 그대로 단맛을 내는 재료인데 설탕 말고도 다른 종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벌꿀이나 아카시아꿀, 메이플시럽 등도 천연에서 얻는 감미제입니다. 하지만 설탕이 워낙 감미제로서 자리를 확고하게 잡고 있어서 일반적으로 감미제라고 하면 설탕을 떠올릴 정도입니다. 이처럼 대중적인 설탕도 불과 몇 백 년 전에는 손에 잘 넣을 수 없는 귀한 재료였습니다. 그와 관련한 역사적인 이야기가 조선왕조실록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한글을 만드신 성군 세종의 부인이었던 소헌왕후가 병이 들어 설탕이 굉장히 먹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궁궐에서 설탕을 구할 수 없어서 왕비는 결국 설탕을 먹을 수 없었습니다. 세종 다음에 왕이 된 아들 문종은 어느 날 어떤 신하가 설탕을 구해 올리자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머니를 모신 사당으로 찾아가서 설탕을 올리고 명복을 빌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설탕은 왕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가 아니었나 봅니다. 인간이 느끼는 다섯 가지의 맛 중에 단맛은 인간이 본능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맛입니다. 그래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도 단맛을 좋아해 분유에 단맛을 첨가한다고 합니다. 설탕의 원료는 사탕수수 혹은 사탕무입니다. 설탕의 주성분은 일명 수크로스라고 불리는 자당입니다. 설탕 구성성분은 대부분 당류라고 불리는 탄수화물로서 우리가 살아가는데 중요한 에너지원이 됩니다. 우리가 느끼는 단맛 자체가 탄수화물의 존재를 인식하는 중요한 신호라고 합니다.  

 

 

식품에서의 수분 종류와 수분활성

우리가 먹는 식품에는 어느 정도 수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건 베이킹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식품에 포함된 수분은 물의 성질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그건 바로 자유수와 결합수입니다. 이 두 가지 물의 성질을 대략적으로 알아보면 먼저 자유수는 자유롭게 움직이는 물입니다. 즉, 자유수는 식품 속에서 어떤 다른 성분과 결합을 하지 않은 물로서 식품 내에서 이곳저곳을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물입니다. 반면에 결합수는 식품 내에서 어떤 다른 성분과 강하게 결합되어 있는 물입니다. 다른 성분이라는 것은 식품마다 다를 수 있는데 탄수화물이 될 수도 있고 단백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합수가 강하게 결합되어 있다는 사실은 한마디로 자유수처럼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결합수가 움직이지 못한다는 의미는 일반적인 물의 역할을 식품 내에서 하지 못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자유수와 결합수의 개념은 식품의 부패 혹은 변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식품을 부패시키는 세균이나 곰팡이류는 습기, 즉 수분이 있는 곳에서 발생합니다. 식품 내에서 마찬가지입니다. 식품 내에서 수분이 있는 곳에서 부패가 발생하는데 세균, 곰팡이들은 다른 성분과 단단히 결합되어 있는 결합수를 자신들의 먹이로 이용하지는 못합니다. 따라서 부패의 원인이 되는 물은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자유수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식품의 보존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하는 수분활성(Water Activity, AW)은 식품 내의 전체 수분량에서의 자유수의 비율로 나타냅니다.     

 

 

설탕의 보수성과 탈수성

설탕은 주성분인 수크로스 이외에도 포도당, 과당, 맥아당, 유당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두가 당류입니다. 이들 당류들의 공통점은 물을 만나면 물을 잡아당기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점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물과의 관계에서 당류들은 물과 서로 결합하려는 성질을 가진다는 뜻입니다. 식품 내에서 당분은 다른 성분과 단단히 묶여있는 결합수와는 반응을 할 수 없습니다. 대신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자유수와 결합합니다. 따라서 당류들은 식품 내의 자유수를 결합수로 바꾸는 역할을 합니다. 설탕의 이러한 성질을 보수성이라고 부릅니다. 즉, 설탕의 보수성이란 설탕이 물과 결합하고 물을 보존하려고 하는 성질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빵을 만들 때 설탕을 많이 넣으면 빵의 보존력이 확 높아지는데 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설탕 속의 당분이 빵 속의 물들을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하게 꽁꽁 붙잡아 두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되면 빵 속의 수분이 설탕과 묶여서 결합수가 되어 빵이 촉촉해지고 오래 보존됩니다. 그 결과 세균이나 곰팡이들은 먹이인 자유수인 수분이 줄어들어 제대로 활동을 할 수가 없습니다. 설탕의 탈수성이란 설탕이 물을 빼앗는 성질이라고 정의 내려집니다. 딸기잼을 만들 때 경우를 보겠습니다. 냄비에 딸기를 잘게 썰어 그 위에 설탕을 뿌려 두고 얼마간 지켜보면 딸기에서 물이 엄청 빠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딸기 속에 있던 수분이 설탕 쪽으로 이동한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세포 속의 수분이 농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이동하려는 이른바 삼투 현상에 의해 일어납니다. 삼투 현상은 농도가 다른 액체 사이에 반투과막이 있을 경우에 일어납니다. 일반적으로 세포막은 반투과막으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액체 속의 용질은 세포막에 의해 막히고 수분만 농도가 높은 곳으로 이동합니다. 딸기 속의 농도가 낮은 곳에 있던 수분이 설탕이 모여있는 농도가 높은 쪽으로 이동합니다. 설탕으로 이동한 수분은 설탕의 보수성에 의해 또다시 설탕과 결합하게 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