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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킹 & 커피/제과

초콜릿 템퍼링을 하는 이유와 방법

by dantes 2024.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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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중에서 판매하는 초콜릿을 사면 맛있게 먹으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누구를 위해 수제초콜릿을 만들고자 할 때에는 그냥 초콜릿을 녹여서 아무렇게나 만들면 굉장히 난감해질 때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초콜릿이 상당히 지저분해 보이거나 울퉁불퉁하거나 혹은 초콜릿이 작업하는 볼에서 떨어지지 않아 빡빡 긁어내어야 할 경우를 만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난감한 상황에서 등장하는 것이 초콜릿 템퍼링입니다. 템퍼링은 초콜릿에만 있는 매우 독특한 과정입니다. 오늘은 초콜릿에 있어서 템퍼링을 하는 이유와 단계, 방법 등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초콜릿
템퍼링 작업

 

 

초콜릿 템퍼링을 하는 이유

초콜릿은 카카오콩에서 여러 가지 공정을 거쳐서 수작업의 기본 재료인 커버추어까지 완성됩니다. 다크, 밀크, 화이트초콜릿이라는 3가지 커버추어 초콜릿에는 공통적으로 카카오버터가 존재합니다. 참고로 화이트 초콜릿에는 카카오매스는 없지만 카카오버터는 모두 다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카카오버터라는 초콜릿의 지방성분은 매우 특이한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카카오버터의 분자는 온도에 따라 분자의 위치가 달라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즉, 카카오버터 분자들은 높은 온도에서는 자유로운 상태로 떠돌아다니다가 온도를 낮추면 일정한 위치로 모여서 자리를 잡으려고 합니다.

 위치를 잡으려고 하는 분자들은 처음에는 결합은 하지 않고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다가 분자들 사이가 점점 가까워지면서 결국은 서로 붙잡으려는 작용을 합니다. 이런 식으로 카카오버터가 자유로운 상태에서 자리를 잡려고 하는 것을 카카오버터의 결정화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분자들끼리 점점 더 가까워지고 붙어있는 상태를 결정의 안정화 상태라고 합니다. 이때 적정한 온도조절을 통해서 가장 안정적인 분자의 자리배열을 만들게 되는데 이것을 초콜릿의 탬퍼링 작업이라고 부릅니다.

 한마디로 템퍼링은 초콜릿의 가장 안정화된 결정화를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탬퍼링을 하지 않으면 작업상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일단 외관상 초콜릿의 표면이 반짝반짝 빛이 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의 식욕을 자극하지 못하게 됩니다. 또한 녹은 초콜릿이 그릇에 달라붙어 떼어내기도 힘들 수도 있고 팻블룸이나 슈거블룸 같은 초콜릿의 블룸현상이 생길 수 도 있습니다. 참고로 블룸현상은 초콜릿 표면에 하얀 반점 등이 생기는 현상입니다. 그 하얀 물질의 정체는 다름 아닌 바로 카카오버터입니다.        

 

 

초콜릿 템퍼링 단계

 

 템퍼링은 불안정한 카카오버터 조직을 안정적으로 결정화시키는 작업이라고 했습니다. 템퍼링 작업은 몇 단계로 나누어집니다. 템퍼링의 전체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우선은 기존의 커버추어 초콜릿을 일단 녹이면서 잘 섞어 줍니다. 커버추어를 녹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기존의 초콜릿 조직을 풀어서 다시 재결정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녹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끓는 물을 이용하는 중탕의 방법도 있고 간단하게 전자레인지를 이용해서 녹여도 괜찮습니다. 다만, 냄비에 초콜릿을 넣고 직화로 녹이면 안 됩니다.

 초콜릿이 다 녹았으면 온도를 올려 줍니다. 여기서 온도는 대략 40도에서 50도까지 올려줍니다. 올리는 온도가 3종류 커버추어에 따라 미세하게 다릅니다. 밀크, 화이트 초콜릿은 보통 40~45도까지 올려주고 다크 초콜릿은 조금 더 45~50도까지 상승시킵니다.

 그다음 단계는 이렇게 온도를 올린 커버추어를 식히는 과정입니다. 일반적으로 26~27도 정도까지 식혀줍니다. 식히는 방법에 따라 템퍼링 방법의 종류가 달라지는데 밑에서 살펴볼 예정입니다. 식히는 온도도 밀크, 화이트 초콜릿보다 다크 초콜릿의 경우 1~2도 높여서 설정합니다. 하지만 템퍼링 작업 시 실내온도 등 작업환경에 따라 1~2도는 쉽게 변화될 수 있기 때문에 온도 기준에 너무 구애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적정한 결정화 온도를 맞추어 줍니다. 이 온도는 밀크, 화이트 초콜릿의 경우 29~30도이고 다크초콜릿의 경우 조금 높은 30~31도입니다. 여기까지 왔다면 이제 재빨리 작업에 들어가야 합니다. 초콜릿이 다시 굳지 않게 유념하면서 일을 하면 됩니다.   

 

 

초콜릿
몰드을 이용해서 봉봉 초콜릿을 만드려면 초콜릿 템퍼링을 꼭 해줘야 한다(사진출처 : 픽사베이)

 

 

초콜릿 템퍼링 종류

 

초콜릿 템퍼링 공정에서 온도를 50도 가까이 올린 다음에 커버추어를 급랭을 시키는 걸 보셨을 겁니다. 여기서 녹인 초콜릿을 식히는 방법에 따라 템퍼링 방법이 달라집니다. 이 분류로서 구분되는 템퍼링 종류는 수냉법, 대리석법, 접종법 등이 있습니다.

 먼저 수냉법은 말 그대로 물로 식히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은 차가운 물만 있으면 간단하게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전문적인 초콜릿 제조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은 곳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수냉법의 단계를 대략적으로 보면 먼저 차가운 물이 담긴 볼 위에 녹인 커버추어의 용기를 올립니다. 그다음 고무주걱으로 꾸준히 저으면서 목표 온도까지 내려 줍니다. 중간중간에 온도 측정은 필수입니다. 그러고서 조금 따뜻한 물에서 기준온도까지 살짝 올려주면 끝입니다.

 대리석법은 넓고 기다란 대리석판을 깐 작업대 위에서 하는 방법입니다. 대리석 표면의 차가움을 이용해 초콜릿을 식히는 원리입니다. 이 방법은 전문적인 쇼콜라티에들이 대량으로 템퍼링을 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대리석법은 기준온도까지 높인 커버추어의 2/3  정도를 대리석 위에 부은 다음 스크래퍼로 초콜릿을 좌우로 이리저리 움직입니다. 대리석 위에서 초콜릿을 모았다 펼쳤다를 반복하면 초콜릿의 내부 온도가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주의사항은 대리석법에서는 실내온도를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실내온도가 높아지면 대리석도 똑같이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대리석법이 자칫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접종법입니다. 이 방법도 간단합니다. 대신 전제조건은 기존에 템퍼링이 잘된 초콜릿이 있어야 합니다. 접종법은 이미 템퍼링이 된 초콜릿 조각을 준비하고 온도를 높여 준 커버추어에 넣어주면 끝입니다. 이미 굳어서 온도가 낮은 템퍼링 조각에 의해 자연적으로 커버추어 초콜릿의 온도는 내려갑니다. 목표 온도가 될 때까지 계속 초콜릿 조각을 넣어주면서 저어주면 템퍼링이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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