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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킹 & 커피/제과

피낭시에, 버터를 끓여서 더 맛있다

by dantes 2024.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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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낭시에(Financier)는 마들렌과 함께 프랑스의 작은 구움 과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재료도 밀가루, 달걀, 설탕, 버터가 들어가 마들렌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두 개의 과자는 모양이 다릅니다. 마들렌이 앙증맞은 조개 모양이라면 피낭시에는 작은 금괴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피낭시에의 유래에서 금괴 모양을 하게 된 이유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피낭시에의 유래와 특징, 피낭시에 제조 공정의 중요한 포인트 그리고 기본 피낭시에 레시피를 알아보겠습니다. 

 

직접 구운 피낭시에. 딱 좋을만큼 구워져 너무 맛있게 보인다.

 

 

피낭시에의 유래와 특징 

피낭시에라는 이름은 프랑스어로 '금융가'라는 의미입니다. 피낭시에는 이름도 그렇지만 생김새도 막대기 금괴와 같습니다. 이런 이름과 모양을 보고 유추해 보면 과자인 피낭시에가 뭔가 금융 혹은 돈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하지만 도저히 과자와 금융 사이의 관계는 상상이 잘 되지 않습니다. 피낭시에의 이름과 모양이 이렇게 된 유래는 피낭시에를 만든 파티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모양의 피낭시에를 만든 사람은 19세기 프랑스에 살던 라스네(lasne)란 파티셰였는데 그의 과자 가게는 파리의 증권거래소 부근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가게에는 증권거래소에서 일하는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여유롭게 앉아서 간식을 즐길 만한 시간도 없이 늘 바쁜 모습이었습니다. 라스네는 그들을 존경했고 그 금융가들이 좀 더 쉽게 간식을 즐길 수 있도록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과자를 만들었습니다. 그 과자가 바로 피낭시에였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금융가라고 지었고 모양은 금괴를 본 딴 것이었습니다. 그가 현재와 같은 피낭시에를 고안했긴 했지만 프랑스에서는 훨씬 전인 17세기부터 이미 피낭시에와 비슷한 과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피낭시에도 다른 과자들처럼 과자의 주재료들이 그대로 들어가지만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우선 달걀은 전란을 쓰지 않고 흰자를 분리해서 사용합니다. 그래서인지 달걀 전체를 쓴 과자보다 식감이 부드럽습니다. 또 헤이즐넛 버터(태운 버터)를 사용하는 점입니다. 마들렌도 녹인 버터를 넣지만 높은 온도에서 버터를 태워서 배합하진 않습니다. 피낭시에는 고온에서 버터를 보글보글 끓인 다음에 재료에 넣기 때문에 다른 과자들보다도 강한 버터의 맛이 느껴집니다. 밀가루뿐만 아니라 아몬드 가루도 들어가는 것도 특징 중의 하나로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이 있기에 피낭시에는 진한 버터의 향미와 아몬드 특유의 고소한 맛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어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습니다. 

 

 피낭시에 만들기의 핵심 - 헤이즐넛 버터

앞에서 피낭시에의 특징으로서 버터를 끓여서 혹은 태워서 사용한다고 했는데 이렇게 하는 이유는 버터의 향미를 강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버터 속의 수분을 없애 유지방의 비율을 높여야 하는데 그 수분을 없애는 방법이 버터를 녹여 끓이는 것입니다. 버터는 원래 우유에서 지방을 모아서 만든 것으로 수분의 비율이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은 유지방으로 이루어져 있고 수분은 대략 18% 정도가 존재합니다. 많지 않은 수분이지만 버터를 끓여서 그나마 있는 수분까지 증발시키면 버터 내에 지방 성분은 더 많이 남게 됩니다. 또한 불에 가열하는 동안 버터 안의 단백질이나 당질의 향미 성분도 강하게 나오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버터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색깔이 바뀝니다. 버터를 깍둑썰기해서 냄비에 넣고 불에 올리면 처음에는 버터 특유의 선명한 노란색이지만 가열시간이 점점 늘어나면 연한 갈색이 됩니다. 그러다가 진한 갈색으로 변하고 더 시간이 지나면 아메리카노 커피색처럼 까맣게 바뀝니다. 어느 정도의 색깔까지 가야 한다는 기준은 없습니다. 자기가 만들고자 하는 피낭시에의 맛을 생각해서 적절한 정도까지 버터를 끓인 다음 사용하면 됩니다. 버터를 끓인 시간이 길수록 색깔이 진해질수록 수분이 많이 증발되기 때문에 당연히 버터의 맛고 향은 진해집니다. 강한 버터의 향미를 원한다면 까맣게 될 정도까지 끓여도 되고 혹은 은은하게 퍼지는 버터의 향미가 좋다면 마들렌의 경우처럼 그냥 버터가 밝은 노란색으로 녹았을 때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너무 지나치게 버터를 불에 올려 버터 자체가 타버리면 안 됩니다. 따라서 만드는 과정에서 버터를 거품기 등으로 잘 저어주어야 합니다. 참고로 저의 경우는 연한 갈색까지 버터를 태워주고 넣는 편입니다.  

 

플레인 피낭시에 레시피

그럼 이제 간단한 기본 피낭시에의 레시피를 살펴보겠습니다. 재료는 박력분과 아몬드 가루, 달걀흰자, 헤이즐넛 버터, 설탕, 소금 등이 필요합니다. 미리 원하는 정도의 끓인 버터(헤이즐넛 버터)를 만들었으면 냄비를 차가운 물에 담가 식힙니다. 버터의 온도는 50~60도 정도를 유지시켜 줍니다. 박력분, 아몬드 가루, 베이킹파우더는 함께 섞어서 2번 체를 쳐둡니다. 먼저 볼에 달걀흰자, 설탕, 소금을 넣고 거품기로 잘 섞습니다. 거품이 어느 정도 나고 설탕이 녹을 정도까지 섞어주면 좋습니다. 다음은 가루 종류를 모두 볼에 넣고 가루가 안 보일 정도로만 가볍게 섞습니다. 작업이 끝났다면 만들어 둔 헤이즐넛 버터를 넣고 다른 재료와 잘 섞이도록 거품기로 수십 회 저어줍니다. 여기서 버터가 기준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지 섞기 전에 반드시 체크를 해야만 합니다. 온도가 너무 낮으면 버터가 굳어 기존 반죽과 제대로 섞이지 않습니다. 반면에 온도가 너무 높으면 재료 속 흰자가 익을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어느 정도 섞으면 반죽에 윤기가 나고 흐르는 정도가 되면 작업을 멈추고 잠시 휴지 시킵니다. 휴지 이후에 반죽을 짤주머니에 담아 피낭시에 틀에 반죽을 짭니다. 틀의 크기에 따라 한 개당 들어가는 반죽량은 다를 수 있는데 틀의 80~90% 정도까지는 반죽을 채워줍니다. 이제 예열해 놓은 180~200도의 오븐에서 10~15분간 구우면 완성입니다. 온도는 각자 오븐에 따라 약간 온도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자신의 오븐 상태를 잘 살펴서 구워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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