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제빵에서 팽창이라고 하는 것은 반죽이 오븐 안에서 크게 부풀어 오르는 현상입니다. 팽창작용은 빵, 과자를 가리지 않고 똑같이 일어납니다. 제빵의 경우에는 주로 이스트라는 효모를 재료와 함께 넣는 방법을 씁니다. 하지만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는 제과의 영역에서는 다른 방법을 사용합니다. 제과제빵에서 팽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과학적 방법이 동원되는데 일반적으로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물리적 팽창
물리적 팽창 방법은 베이킹에 있어서 재료 자체나 재료들 사이의 어떤 화학적인 변화 없이 오직 물리적인 변화 현상만을 이용합니다. 물리적 변화라는 것은 세밀하게 과학적으로 분석하면 복잡하겠지만 어떤 작용에 의해서 모양, 위치 등 얼마간의 변화가 일어나기는 하지만 구성물질 자체의 본질적인 변화는 없는 것을 말합니다. 물리적인 팽창작용은 크게 나누어서 다시 두 가지로 나누어질 수 있습니다. 그것은 기포의 열팽창을 이용하는 것과 물의 기화작용을 통한 것입니다. 이러한 물리적 팽창은 재료 자체의 근본적인 변화는 없기 때문에 베이킹에 있어서 빵의 모양이 바뀔 수는 있지만 맛이 급속히 다른 것으로 변화한든지 아예 다른 성질이 바뀐다든지 하지는 않습니다.
기포의 열팽창
우리가 머랭을 만들 때를 떠올려 보면 달걀흰자를 거품기로 휘저어 거품을 냅니다. 거품들은 무수히 많은 작은 기포들로 만들어져 최종적으로 단단한 크림 모양처럼 됩니다. 우리는 이런 단단해진 머랭을 이용해서 마카롱과 같은 디저트를 만들어 내곤 합니다. 이때 달걀흰자에서 나온 기포들은 오븐 안에서 열팽창을 합니다. 이 기포의 열팽창이라는 것은 온도의 상승에 의해서 기체의 체적, 즉 기포 자체의 크기가 커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기포의 열팽창은 아주 두드러지게 커지는 것은 아니지만 반죽의 부피를 커지게 만드는 물리적인 원인 중의 하나입니다. 기포의 열팽창이 어느 정도 일어나는지 보면 섭씨 20도일 때 기체의 체적은 180도가 되었을 때 약 1.5배로 증가한다고 합니다.
물의 기화작용
물의 기화작용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목격하는 물리적 현상입니다. 우리는 물을 끓일 때마다 물의 기화현상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액체인 물이 100도가 넘어가면서 기체인 수증기로 변하는 것입니다. 기화작용으로 인한 체적의 변화는 엄청나서 일반적으로 한 번에 무려 1700배나 증가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강력한 힘 때문에 근대시대의 과학자들은 증기를 이용한 여러가지 기계들을 고안하곤 했습니다. 영국의 스티븐슨이 만든 증기 기관차도 그 중의 하나겠죠. 오븐 속의 빵의 반죽도 마찬가지입니다. 빵 반죽 속의 밀가루나, 버터, 달걀 등에 존재하는 물의 양은 얼마 되지 않지만 온도의 상승에 의해 수분이 기화를 합니다. 그러면 체적이 늘어난 기체들이 강하게 반죽을 위로 밀어내게 되고 그 결과 반죽은 볼륨감이 있게 커지게 됩니다.
화학적 팽창
제과제빵을 하는 사람이라면 베이킹소다 혹은 베이킹파우더를 한 번쯤은 써보았을 겁니다. 베이킹파우더처럼 반죽 과정에서 재료와 섞어 오븐 안에서 팽창 역할을 담당하는 것을 팽창제라고 합니다. 즉, 팽창제는 반죽을 부풀게 하는 작용을 하는 인공적인 화학물질입니다. 이런 팽창제는 이스트를 사용하지 않는 제과에서 주로 씁니다. 제빵에서의 이스트의 역할을 제과에서 팽창제가 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대표적인 팽창제인 베이킹파우더는 주로 탄산수소나트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탄산수소나트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주석산과 같은 산성제나 밀가루 등 여러 가지 다른 물질도 들어가 있습니다. 여기서 탄산수소나트륨의 역할이 탄산가스를 발생시키는 일입니다. 중조라고 불리는 베이킹소다는 탄산수소나트륨으로만 만든 팽창제입니다. 베이킹파우더든 베이킹소다든 양쪽 모두의 주 역할은 이산화탄소 발생에 의해 반죽을 팽창시키는 일입니다. 따라서 모두 필수적으로 탄산수소나트륨이 주된 구성성분인 것입니다. 베이킹파우더에 탄산수소나트륨 이외에 다른 물질도 들어 있는 것은 탄산수소나트륨인 베이킹소다의 품질을 베이킹에 더 적합하게 개량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예를 들면 베이킹파우더에 들어 있는 산성제는 탄산가스 발생을 더 빨리 그리고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 외에 밀가루 전분과 같은 물질은 베이킹파우더를 사용하지 않을 동안에 탄산가스 발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조금 더 두 가지의 팽창제를 비교해 보면 베이킹소다는 베이킹파우더와 다르게 특유의 쓴맛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냄새도 납니다. 따라서 재료에 베이킹소다를 너무 많이 넣으면 빵을 먹었을 때 쓴맛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또한 베이킹소다의 경우 밀가루 속의 색소성분과 반응해서 노란색을 내는 작용을 합니다. 따라서 만들고자 하는 과자의 반죽이 밝은 색일 경우에는 노란색소가 반죽에 그대로 결과물로 나올 수 있습니다. 베이킹소다를 사용할 때는 그 점을 감안해서 베이킹 작업을 해주는 편이 좋습니다. 이에 반해 베이킹파우더의 경우에는 중성을 띠기 때문에 재료에 많이 넣었더라도 색이나 냄새 등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과자를 더 부풀리고 싶을 때 베이킹파우더를 살짝 더 넣어도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생물학적 팽창
생물학적 팽창이라고 하면 언뜻 무엇을 의미하는지 와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뭔가 살아있는 생물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일 겁니다. 생물학적 팽창은 이미 우리가 살펴본 바가 있는 효모를 이용한 팽창방법입니다. 이는 대부분의 제빵 공정에서 사용하는 이스트를 통한 팽창을 의미합니다. 빵의 기본재료인 이스트는 엄연한 생물, 즉 미생물입니다. 이스트가 밀가루 속에서 포도당을 분해애서 알코올 발효를 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알코올 발효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핵심은 이 알코올 작용을 통해서 발생하는 것이 이산화탄소라는 점입니다. 화학적 반응에서도 베이킹파우더나 베이킹소다의 최종 목적은 이산화탄소라는 걸 보았습니다. 그 작용을 생물학적 팽창에서는 이스트가 수분과 열에 의해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겁니다. 이렇게 발생한 이산화탄소는 글루텐 조직에 갇혀서 밀가루의 신장성을 이용해서 빵을 팽창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참고로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제빵용 이스트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생이스트, 세미드라이이스트, 드라이이스트, 인스턴트드라이이스트 등이 있는데 종류에 따라 조금씩 이스트 사용법은 다릅니다. 보통 생이스트의 경우에는 물에 섞어서 쓰는데 빵의 풍미를 살리는데 다른 이스트 종류보다 좋지만 보존성이 나쁜 편입니다. 따라서 작업량이 많고 금방 사용이 가능할 때는 생이스트를 써도 상관없지만 보관을 길게 하려는 경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장기간 보관할 수 있고 발효성도 나쁘지 않은 인스턴트드라이이스트가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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