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콘은 영국을 대표하는 간식입니다. 베이킹에 있어서 영국은 좀처럼 이름을 듣기가 힘든 나라입니다. 그래서 '프랑스가 아니야?' 하는 놀라움 때문인지 스콘은 더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알고 보면 영국도 매력적인 디저트들이 제법 있는 나라인데도 말입니다. 스콘은 최근에 와서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타게 되었고 덩달아 스콘 전문점도 여러 군데 생겼습니다. 이번에는 맛있는 스콘에 대해서 이것저것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스콘의 특징과 역사
스콘은 심플한 재료로 금방 만들어 즐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퀵브래드라고도 하는데 스콘이 빵인지 아니면 과자에 속하는지 헷갈려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정답은 스콘은 제과 영역에 속하는 과자입니다. 베이킹파우더를 넣고 살짝 부풀리게 만들다 보니 빵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스트가 들어가지 않고 발효라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빵의 분류에 넣지 않습니다. 스콘은 소박한 모습 그대로 맛도 닮아 있습니다. 맛이 화려하면서 자극적이지 않습니다. 스콘은 담백하면서 깔끔한 식감이 특징입니다. 크기도 자그마해서 가볍게 먹기에 딱 적당합니다. 그래서 점심과 저녁 사이 출출한 간식시간과 잘 어울립니다. 스콘이 언제 생겼는지 그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습니다. 공통적인 부분은 스콘이 영국의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생겼다는 사실입니다. 대략 영국의 스코틀랜드에서 1500년대부터 스콘을 먹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때는 지금의 모습처럼 작고 귀여운 모양은 아니었습니다. 초창기 스콘은 모양과 자르는 방법이 오히려 지금의 피자와 닮은 모습이었습니다. 모양은 둥글면서 납작하고 크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만든 뒤 부채꼴 모양으로 잘라서 나누어 먹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피자처럼 토핑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븐이 없던 시절이라 굽는 방식도 지금과는 달라서 그리들이라고 하는 스콘을 굽는 전용 철판에서 구웠다고 합니다. 지금과 같은 모습이 정착한 때는 19세기에 들어서고 나서부터입니다. 오븐과 베이킹파우더가 생기고 나서 모양이 작아졌습니다. 스콘이라는 이름 역시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스코틀랜드의 스쿤 궁전에서 따왔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스콘 만들기 과정
스콘은 필요한 재료의 수가 적고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어서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간식입니다. 재료는 밀가루(박력분), 베이킹파우더, 설탕, 버터, 생크림만 있으면 됩니다. 우선 가루 종류인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를 섞고 체를 친 후 설탕, 버터 순으로 넣어 줍니다. 여기서 버터는 미리 냉장고에 넣어 두어 차갑게 해야 합니다. 버터가 차갑지 않으면 작은 덩어리로 자를 때 흐물거려 깔끔하게 잘라지지 않습니다. 차가운 버터를 깍둑썰기로 잘라 밀가루에 넣고 스크래퍼 등으로 밀가루 속 버터를 채 썰듯이 더 잘게 자릅니다. 버터가 밀가루 코팅이 된 것처럼 되면 이제 양손으로 비벼서 보슬보슬한 가루로 만듭니다. 이 단계에서는 밀가루 코팅된 버터가 볼 안에서 남아 있으면 안 됩니다. 모래알처럼 보슬보슬 흩어지는 상태가 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 상태가 되었을 때 생크림을 반죽에 넣습니다. 그러고 나서 고무주걱 등으로 가운데를 지나가듯 하면서 반죽이 뭉쳐져 한 덩어리가 되도록 섞습니다. 이때는 밀가루를 과하게 섞지 않는 것 중요합니다. 너무 오래 섞으면 수분을 만난 밀가루에 글루텐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면 스콘의 식감이 조금 거칠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생크림을 분량 이상으로 너무 많이 넣으면 안 됩니다. 생크림과 반죽이 잘 뭉쳐졌으면 반죽을 랩으로 싸서30분에서 1시간 동안 휴지시킵니다. 휴지가 끝나면 반죽을 테이블 위에 넣고 밀대로 평평하게 밉니다. 반죽의 두께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스콘의 모양을 생각해서 정하면 됩니다. 반죽 두께가 너무 두꺼우면 속이 안 익을 수 있으므로 처음에는 2~3cm 정도로 적당하게 만들면 좋습니다. 두께를 맞춘 반죽 위에 모양 커터를 눌러서 반죽을 모양대로 찍어내고 달걀물 등을 칠합니다. 이제 다 되었습니다. 오븐온도를 180도 정도로 맞추고 15~20분간 구우면 맛있는 스콘 완성입니다.
스콘과 영국의 크림티 문화
스콘은 영국에서는 일상생활에 늘 함께 하는 존재입니다. 마치 프랑스에서 바게트 위치와 비슷합니다. 스콘은 그 자체로 즐겨도 되지만 같이 먹으면 좋은 것들이 있습니다. 먼저 딸기잼과 클로티드 크림 (clotted cream)입니다. 스콘을 먹을 때 잼과 클로티드 크림은 빠질 수 없는 단짝입니다. 딸기잼이 좋지만 다른 과일잼을 곁들여도 상관없습니다. 클로티드 크림은 살균을 하지 않은 우유에서 유지방을 뽑아서 크림화시킨 겁니다. 잉글랜드 남서부 지방의 데본주(Devon shire)와 콘월주(Conwall shire)에서 생산되는 크림입니다. 그래서 데본 크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2개의 지방은 클로티드 크림의 원조 자리를 놓고 아직도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스콘과 함께 먹는 크림의 원생산지 논쟁은 그만큼 영국에서 스콘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크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두 지방의 자존심 싸움이 만만치 않은 듯합니다. 잼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버터를 발라 먹어도 무방합니다. 그다음은 홍차입니다. 영국은 홍차를 굉장히 많이 마시는 나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스콘과 홍차도 서로 궁합이 아주 좋습니다. 다소 퍽퍽한 식감을 줄 수도 있는 스콘에 향긋한 한잔의 홍차가 부족함을 메꿔 스콘의 완벽함을 만듭니다. 영국에서는 크림티라고 부르는 독특한 식사문화가 있습니다. 크림티는 매일 3번 먹는 정식이 아니라 오후에 가볍게 즐기는 간식 세트를 말합니다. 이 크림티의 구성요소가 바로 스콘, 빨간 딸기잼, 연한 노란색의 클로티드 크림 그리고 붉은 홍차입니다. 이 4가지의 맛과 색깔이 그려내는 영국의 늦은 오후의 키친. 그 상상만으로 우리는 여유롭고 한가한 유럽의 이미지가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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