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장식이 된 맛있는 케이크를 보면 누구나 먹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케이크는 생일뿐만 아니라 크리스마스 같은 특별한 날에도 먹고 그냥 일상생활에서도 먹고싶을 땐 언제나 먹습니다. 제누아즈 혹은 스펀지 반죽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케이크의 기본이 되는 시트입니다. 그만큼 많이 만들어지고 또 소비됩니다. 굳이 케이크를 만들지 않고 제누아즈를 그대로 먹어도 마치 카스테라처럼 맛있습니다. 오늘은 케이크의 속살인 제누아즈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제누아즈가 만들어지는 원리
제누아즈 반죽은 달걀을 주원료로 합니다. 달걀 이외에도 밀가루, 버터 등이 들어가지만 달걀이 제누아즈의 가장 중요한 핵심 재료입니다. 따라서 제누아즈 만들기의 성패는 달걀에 달려 있습니다.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좋은 달걀을 써서 달걀의 거품을 풍성하게 내고 그 거품을 제누아즈가 완성될 때까지 유지시켜 주어야 합니다.
달걀은 너무 크기가 작은 것을 선택하면 안 됩니다. 되도록이면 큰 것을 고르도록 합니다. 제누아즈는 달걀이 가진 여러 가지 성질 중 기포성, 열응고성 등을 이용합니다. 첫 번째는 달걀의 기포성입니다. 기포성이란 달걀이 거품을 만들어 내는 성질입니다. 특히, 달걀흰자에 해당하는 특성이죠. 달걀흰자를 분리해서 거품기 등으로 세게 저어주면 거품이 점점 나면서 부피가 늘어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주로 머랭을 만들 때 이 현상을 잘 볼 수 있죠.
달걀흰자가 기포성을 가지는 비밀은 바로 흰자의 구성물질에 있습니다. 흰자의 대부분은 물입니다. 물은 공기와 만나서 거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만 가지고는 거품이 전혀 생성되지 않습니다. 거품이 생겨도 금방 꺼지고 말테니까요. 흰자에 거품이 만들어지는 것은 흰자 속에 단백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달걀 흰자 속의 단백질을 세게 저어주면 일종의 변성을 일으켜서 거품에 얇은 막을 형성시킵니다. 단백질이 만든 얇은 막에 의해서 이제 거품은 꺼지지 않고 계속해서 더 작은 거품으로 변해갑니다.
두 번째는 달걀의 열응고성입니다. 열응고성은 달걀이 열에 의해 내부구조가 변하고 그 결과 달걀이 액체 상태에서 응고해서 부드러운 고체 상태로 되는 성질입니다. 끓은 물에 달걀을 삶을 때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겠죠? 우리는 달걀의 열응고성을 이용해서 맛있는 삶은 달걀을 먹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흰자와 노른자가 익는 온도는 조금 차이가 있습니다. 흰자는 대략 60도부터 응고하기 시작하며 노른자의 경우는 조금 높은 65도부터 서서히 변하기 시작해 70도에는 완전히 고형으로 변합니다.
제누아즈 반죽 공정
제누아즈 만들기는 주원료인 달걀을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크게 공립법과 별립법으로 나누어집니다. 공립법은 전란, 즉 달걀 전체를 그대로 쓰는 방법입니다. 별립법은 달걀을 노른자와 흰자로 각각 분리합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제각각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어떤 방법을 쓸지는 만드는 사람의 선택입니다. 일반적으로 공립법보다 별립법으로 만들면 케이크가 볼륨감이 있고 부드러운 식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공립법으로 만든 제누아즈는 촉촉한 식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자의 기호에 따라 어떤 방법으로 만들지 선택하면 됩니다.
공립법
공립법은 계란을 따로 분리하지 않고 씁니다. 공립법에는 달걀, 밀가루와 함께 버터를 씁니다. 때로는 풍미를 위해 우유를 첨가해도 괜찮습니다. 공립법의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면 우선 볼에 달걀 전체와 설탕을 넣고 설탕이 달걀의 수분에 의해 녹을 때까지 섞어 줍니다. 그 후 달걀의 거품을 최대한 올립니다. 이때 30도 정도의 따뜻한 물 위에 볼을 대고 거품 올리기 작업을 하면 좋습니다. 왜일까요? 맞습니다. 달걀의 거품이 더 잘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달걀의 기포성은 흰자에서 나온다고 말했는데 노른자의 경우는 유지가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노른자의 지방 성분은 흰자의 거품 생성력을 방해합니다. 따라서 공립법의 경우 노른자 유지의 거품생성 방해를 최소화시켜야 합니다. 이를 위해 중탕물 위에서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노른자의 온도가 높아지면 노른자 속 유지의 표면장력이 약해지고 그 결과 유지의 방해하는 힘은 떨어지고 거품이 더 잘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거품을 내 달걀기포가 뽀얗게 변하면 박력분을 넣습니다. 박력분은 너무 많이 섞지 말고 가루가 안 보일 정도까지만 가볍게 합니다. 그다음으로 녹인 버터를 넣고 섞어준 뒤 오븐에 구우면 맛있는 제누아즈가 탄생하게 됩니다.
별립법
별립법은 달걀의 흰자와 노른자를 각각 분리한 뒤 시작합니다. 분리한 흰자의 경우는 설탕과 섞어서 머랭을 만듭니다. 노른자 역시 설탕을 넣고 기포를 올려 줍니다. 노른자는 흰자만큼 기포가 현저히 올라오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끈기 있게 저어주면 공기가 노른자 속으로 들어가면서 노른자의 색이 짙은 노란색에서 병아리같은 밝은 노란색으로 변합니다. 짙은 노란색의 버터를 계속 섞어주면 공기가 들어가서 밝은 노란색이 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그런 뒤에 머랭에 노른자를 몇 번씩 나눠서 넣고 골고루 섞어 줍니다. 이제 밀가루를 넣어주면 제누아즈 반죽이 완성입니다.
제누아즈에 실패하는 이유
제누아즈는 베이킹을 하는 사람이라면 항상 만들어야 하는 기본적인 시트지만 의외로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렇지만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제누아즈를 능숙하게 만들지 못한다면 멋진 케이크는 처음부터 좌절을 겪기 때문입니다.
제누아즈 만들기에 실패하는 이유는 한 가지로 한정되지 않습니다. 전 공정단계에서 작은 한 부분의 실수가 성공하지 못하는 결과를 불러옵니다. 오븐에서 나온 제누아즈를 보고 자신의 작품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알아보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모양입니다. 제누아즈 시트의 모양이 전체적으로 볼륨이 살아있고 윗면이 살짝 위로 부풀어 올라있는 모양이라면 합격입니다. 두 번째는 색깔입니다. 시트의 색깔이 너무 진하거나 너무 엷은 노란색이 아닌 밝은 황갈색이면 잘 구워진 것입니다. 세 번째는 단면입니다. 제누아즈를 잘라 봤을 때 기포가 만든 결이 촘촘하게 균일하게 층을 이루고 있으면 성공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이 있겠죠. 대표적으로 시트의 윗면이 달의 분화구처럼 가라앉았거나 납작하게 구워진 경우, 윗면의 껍질이 터진 경우 등이 있습니다.
윗면이 움푹 들어간 이유는 굽는 시간이 너무 짧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겉의 반죽은 익었으나 한가운데 반죽은 아직 익지 않았는데 오븐에서 뺀 경우 가운데 부분이 가라앉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오븐에서 반죽을 막 꺼냈을 때 반죽 내 수증기를 빼는 작업을 생략했을 때입니다. 제누아즈는 마지막 단계에서 오븐에서 틀을 빼내고 반죽 틀 채로 바닥에 살짝 떨어트려야 합니다. 그래서 한꺼번에 반죽 내 뜨거운 수증기를 빼내 주어야 나중에 윗면이 가라앉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제누아즈가 볼륨감이 없고 납작하다면 만드는 공정 중 어느 부분에서 달걀의 기포가 심하게 꺼져 버렸을 확률이 큽니다. 제누아즈는 달걀의 기포성을 이용한다는 말을 기억하겠죠? 또한 윗면이 터지면서 겉껍질이 짙은 갈색으로 됐다면 너무 높은 온도에서 구웠을 경우입니다.
이처럼 제누아즈 실패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런 현상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는 점입니다. 수많은 경험을 통해서 실패들을 만나고 실패의 원인을 밝혀 나가면 실력은 저절로 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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